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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 유혹 당뇨엔 안전할까

by bestno0 2025. 6. 24.

당뇨 환자의 술 선택

서론

“술 한 잔쯤은 괜찮지 않을까?” 이 질문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많은 분들이 식사보다 더 어려워하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사회생활이 활발하거나 가족 모임이 잦은 분들에게는 더더욱 민감한 주제일 수 있습니다. 마시지 않자니 분위기가 어색하고, 마시자니 혈당이 걱정되는 상황이 반복되곤 합니다.

실제로 제가 상담했던 50대 남성 환자분은 평소 식단은 잘 지키시던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식 때마다 술을 거절하기 어려워 ‘소주 한 병쯤은 괜찮겠지’ 하고 마시고는, 다음 날 새벽에 저혈당 증상을 겪고 병원을 찾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 “이젠 술이 더 무섭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당뇨 환자에게 음주는 단순한 기호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술을 얼마나, 어떤 상황에서 마셨는지에 따라 혈당 변화는 물론 합병증 위험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당뇨 환자가 음주 시 반드시 알아야 할 기준과, 실제 환자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실천 가능한 가이드를 소개드리겠습니다.

🔍 요약 정리

✅ 당뇨 환자도 올바른 기준만 지키면 음주가 불가능하지는 않음
✅ 맥주·막걸리·칵테일 등 당 함량 높은 술은 피해야 함
✅ 공복 음주는 저혈당 위험 높이며 반드시 식사 후 섭취해야 안전
✅ 적절한 안주(단백질+채소+복합 탄수화물) 선택이 혈당 안정에 도움
✅ 음주 후 다음 날은 혈당 측정 필수, 새벽 저혈당 대비 간식 필요
✅ 금주보다 ‘지혜로운 음주 전략’이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함

당뇨 환자의 술 선택 기준과 혈당 변화

60대 여성 환자 A씨는 10년 이상 제2형 당뇨병을 앓고 계셨고, 평소에는 식사 조절을 잘 지켜 혈당도 130~150mg/dL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명절이나 친목 모임에서 가끔 막걸리나 와인을 마신 다음 날은 공복 혈당이 200mg/dL 이상으로 치솟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술을 마셨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술을 마셨는지, 안주는 무엇이었는지, 얼마나 배가 고픈 상태였는지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A씨는 공복에 달콤한 와인을 마신 후, 안주로 과일과 견과류만 드신 날에 특히 혈당이 많이 올랐습니다.

당뇨 환자는 술을 선택할 때 반드시 **당 함량이 적은 술**을 고려해야 하며, **도수보다 ‘탄수화물 함량’**에 더 주목해야 합니다. 맥주, 막걸리, 칵테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으며, 소주나 위스키 같은 도수 높은 술은 오히려 간의 포도당 방출을 억제해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환자 교육 시 저는 “단맛 나는 술이 더 위험합니다. 달지 않아도 저혈당 위험이 있으니 항상 안주와 함께 드세요”라고 강조합니다. A씨에게는 드라이 와인을 1잔 이하로 제한하고, **탄수화물이 포함된 식사 후 소량만 섭취하는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이후에는 음주 후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본인도 “이제는 무조건 피하지 않아도 되니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말하셨습니다.

결국 당뇨 환자의 음주는 ‘절대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접근보다는, **술의 종류와 음주 환경을 이해하고 선택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당에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 어떤 조합이 더 위험한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관리의 핵심입니다.

당뇨 환자가 피해야 할 술과 선택 가능한 술

술의 종류에 따라 당뇨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릅니다. 단순히 도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당 함량이 높거나 흡수 속도가 빠른 술이 혈당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 상담했던 40대 남성 환자 B씨는 퇴근 후 맥주 한 캔과 안주로 감자튀김을 즐기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평소 혈당은 110~130mg/dL로 양호했지만, 반복적인 음주 후 공복 혈당이 180mg/dL 이상으로 변동했고, 식후 혈당은 200을 넘는 날도 있었습니다.

맥주는 보리로 만들어져 탄수화물 함량이 높으며, 알코올보다 ‘당질’이 혈당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막걸리 역시 발효 과정에서 당분이 많고, 상업적으로 단맛을 강화한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칵테일, 리큐어, 과실주도 당이 첨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교적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술로는 **도수는 높지만 당 함량이 낮은 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주나 위스키, 보드카, 드라이 와인**은 탄수화물이 거의 없거나 극히 적어 혈당을 직접적으로 올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술은 간의 포도당 방출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에 공복에 마시면 저혈당 위험이 있습니다.

B씨에게는 주 1회 이하, 공복이 아닌 식사 후 드라이 와인 1잔 혹은 소주 반 잔 이하로 제한하고, 반드시 단백질과 채소 중심의 안주와 함께 섭취하도록 교육했습니다. 그 결과 음주 후 혈당 변동이 줄고, “맥주를 끊었더니 다음 날 아침이 가볍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당뇨 환자가 음주를 고려할 때는 도수보다도 **당 함량과 섭취 상황**, **동반하는 식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술을 선택해야 합니다. 단순히 ‘이 술은 괜찮다’가 아닌,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마시느냐**가 핵심입니다.

혈당 안정을 위한 안주 선택과 음주 습관

음주 시 함께 먹는 안주는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같은 술이라도 어떤 안주를 곁들이느냐에 따라 혈당 상승 폭이 달라지며, 특히 단백질과 섬유질이 포함된 식사는 저혈당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상담했던 50대 여성 환자 C씨는 “술은 거의 마시지 않지만, 회식 자리에서 소량의 와인을 마실 때 안주로는 주로 과일이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를 곁들인다”고 말했습니다. C씨는 평소 혈당이 120mg/dL 내외로 안정적이었지만, 모임 다음 날에는 항상 160 이상으로 올라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C씨의 사례는 ‘술 자체’보다 ‘함께 먹는 음식’이 혈당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디저트류는 빠르게 흡수되는 단당류가 많아 술과 함께 섭취할 경우 혈당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이에 저는 C씨에게 **단백질이 풍부한 안주(삶은 달걀, 두부, 닭가슴살 등)**와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샐러드, 나물 등)**를 기본으로 하되, **견과류나 병아리콩 등 복합 탄수화물을 약간 곁들이는 안주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이후에는 혈당 변동이 줄어들었고, “이제는 회식이 끝나고도 부담이 덜하다”고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또한 음주 습관 자체도 중요합니다. 빠르게 마시는 ‘원샷’은 혈중 알코올 농도를 빠르게 높여 간 기능을 과도하게 자극하므로 피해야 합니다. 천천히 마시고, 음료를 곁들여 희석하거나 얼음을 넣어 음주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당뇨 환자는 술의 종류뿐 아니라 **안주와 음주 속도, 섭취 타이밍**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음주 환경’을 고려해야 안전한 혈당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금주보다, **현실적인 조절과 계획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 혈당 관리 요령

술을 마신 직후보다 다음 날 아침, 혹은 하루 이틀 뒤 혈당이 불규칙하게 오르거나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간 기능이 약해졌거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당뇨 환자라면, 음주 후 저혈당 혹은 반동성 고혈당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 60대 남성 환자 D씨는 평소 야외활동을 즐기며 혈당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말에 친구들과 소주 반 병을 나누어 마신 뒤, 다음 날 공복 혈당이 85mg/dL까지 내려갔고, 가벼운 어지러움과 손 떨림 증상을 경험하였습니다. 혈당이 높지 않아 안심했지만, 이는 간의 포도당 방출 기능이 억제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지연성 저혈당’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저는 D씨에게 다음 날 아침은 반드시 식사를 거르지 말고, **복합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적절히 포함된 아침 식단**(예: 현미밥+계란+나물 반찬)을 권장했습니다. 또한 자기 전에도 견과류나 통곡물 크래커처럼 **천천히 흡수되는 간식**을 소량 섭취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음주 후 다음 날은 혈당 체크를 평소보다 더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술을 마신 당일은 혈당이 오르지만, 그다음 날은 간이 정상적인 포도당 생산을 하지 못해 예상 외의 저혈당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밤에 술을 마셨다면, 다음 날 새벽 혈당이 낮아질 수 있으니 **기상 직후 혈당 측정**은 필수입니다.

또한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컨디션을 살핀 후 가벼운 산책 정도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코올로 인한 탈수와 저혈당이 겹치면 어지럼증이나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음주 다음 날의 식사, 수분 섭취, 운동 강도, 혈당 체크 루틴을 잘 구성해두면 예기치 못한 혈당 변동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당뇨 환자에게는 '술 다음 날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결론: 유혹을 이기는 건 금주가 아니라 지혜입니다

당뇨 환자에게 술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혈당과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금지하는 방식보다는 술의 종류, 마시는 방법, 동반 안주, 그리고 마신 후의 관리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전략'을 갖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며 효과적입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다양한 사례들은 당뇨 환자도 올바른 방식만 지킨다면 적절한 음주는 가능한 선택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술 종류를 신중히 고르고, 공복을 피하며, 저혈당 위험을 대비한 사전·사후 준비를 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혈당 패턴과 몸 상태를 충분히 이해하고, 필요하다면 주치의나 영양사와 상의하는 것입니다. 단 한 잔이라도 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조심하게 되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도 생깁니다.

한 잔의 유혹은 피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유혹 앞에서 건강을 우선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금지가 아닌 '지혜로운 음주 전략'**을 준비해두는 것. 그것이야말로 당뇨 관리의 진짜 힘입니다.